내 사업 잘될지 궁금하면, 엄마를 찾아라
안녕하세요, LeanX의 데이빗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저는 7월부터 9월 현재까지 수많은 예비 창업가와 초기 창업가분들을 만나왔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들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 탐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바이브코딩(Vibecoding) 을 통해 다양한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방식이 창업가들의 학습과 실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연구해왔습니다.
오늘 발행하는 뉴스레터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창업가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워하는 주제인 “잠재 고객과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에 대한 답을 담고자 합니다.
단순히 이론이나 원칙을 나열하기보다는, 실제로 적용 가능한 대화법과 질문의 기술을 공유해드리려 합니다. 창업가로서 고객과 대화하는 능력은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이 여러분이 첫 고객을 만나고, 문제를 정의하며, 제품-시장 적합성에 다가가는 여정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잠재고객을 만나 진짜 문제를 발견하는 법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가장 흔히 듣는 조언 중 하나는 “고객과 이야기하라”입니다.
그러나 막상 창업가 입장에서 고객과 대화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종종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되곤 합니다. Y Combinator 파트너이자 스마트워치 Pebble의 창업자인 에릭 미지코브스키는 강연에서 “창업가라면 반드시 직접 고객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오늘은 그의 인사이트와 실전 팁을 바탕으로, 예비·초기 창업가들이 어떻게 잠재 고객을 만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을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왜 창업가가 직접 고객과 대화해야 할까?
많은 창업자들이 “나는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니, 고객 인터뷰는 마케팅 팀이나 영업 팀이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창업자가 끝까지 고객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창업자여야 하고, 그래야 올바른 제품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고객과의 대화를 아웃소싱해버리면 핵심 신호를 놓치고, 제품 개발은 허공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직접 고객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창업자는 예상치 못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고객의 실제 언어를 마케팅 메시지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불편은 곧 시장의 기회이므로, 초기 단계에서 이런 패턴을 포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창업자가 직접 발로 뛰며 고객과 소통할 때 팀 전체가 고객 중심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이는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나쁜 고객 인터뷰 vs 좋은 고객 인터뷰
많은 초보 창업가들은 고객과 대화할 때 세 가지 함정에 빠집니다.
내 아이디어를 열심히 설명한다
인터뷰는 판매 자리가 아닙니다. “우리 제품 이런데 어때요?” 대신 고객의 삶과 문제에 대해 묻는 자리여야 합니다.
고객이 스스로 문제를 설명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창업자는 그 대답 속에서 진짜 기회를 발견해야 합니다. 제품을 설명하면 상대는 예의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데이터가 왜곡됩니다.
가정적 질문을 한다
“이 기능 있으면 쓰실래요?” 같은 질문은 쓸모없는 답변을 이끌어냅니다. 사람들은 실제로는 쓰지 않을 기능에도 “좋다”고 대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질문은 항상 과거의 실제 경험에 기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겪은 게 언제였나요?” 같은 질문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답변을 이끌어냅니다.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한다
창업가는 늘 투자자와 팀원을 설득하다 보니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는 최대한 듣고 기록해야 합니다. 핵심은 고객의 구체적인 경험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침묵을 견디는 능력입니다. 잠시 말을 멈추면 고객은 더 깊은 경험과 감정을 꺼내놓을 수 있고, 그 속에서 의외의 통찰이 나옵니다.
좋은 고객 인터뷰의 기준 ― 맘 테스트(The Mom Test)
이 세 가지 함정을 피하는 방법을 YC 창업자가 쓴 『The Mom Test』에서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아이디어 대신 고객의 삶을 묻는다: “내 제품 괜찮아?”가 아니라, “최근에 이 문제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나요?”
가정 대신 과거 경험을 묻는다: “이 기능 있으면 쓰실래요?”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나요?”
칭찬이 아닌 증거를 찾는다: “좋네요, 멋지네요”라는 말은 무의미합니다. 고객이 실제로 돈을 쓰거나, 시간을 들였던 행동이 훨씬 더 신뢰할 만한 데이터입니다.
즉, 좋은 인터뷰는 창업자가 듣고 싶은 답을 얻는 자리가 아니라, 고객이 실제로 겪었던 경험과 행동을 사실적으로 끌어내는 과정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면, 인터뷰는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시장 검증 실험이 됩니다.
고객 인터뷰에서 꼭 물어야 할 다섯 가지 질문
에릭은 모든 창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기본 질문을 제시합니다.
이 질문들은 단순히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구체적 경험과 진짜 문제를 끌어내기 위한 도구입니다.
각 질문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순서대로 따라가면 고객의 문제 인식 → 경험 → 해결 시도 → 기존 솔루션의 한계까지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겪을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예: 드롭박스 창업자가 물었듯, “학교 프로젝트를 할 때 파일 공유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 고객의 고통 포인트를 드러내는 핵심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통해 문제의 크기와 깊이를 파악할 수 있으며, 고객이 사용하는 표현 자체가 훗날 마케팅 문구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힘들다”는 포괄적인 단어 뒤에는 불편·지연·비용 같은 구체적 요소가 숨어 있으므로, 반드시 후속 질문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겪은 건 언제였나요?”
→ 구체적인 사건과 맥락을 들어야 실제적인 인사이트가 나옵니다.
날짜, 장소, 사람, 상황 같은 디테일을 기록해두면 문제의 발생 빈도와 맥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답변은 단순한 불만이 아닌 실제 행동 데이터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 상황이 왜 힘들었나요?”
→ 같은 문제라도 사람마다 불편을 느끼는 이유가 다릅니다. 마케팅 메시지와 제품 기능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어떤 사람은 시간 낭비 때문에, 또 다른 사람은 비용 문제 때문에 힘들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원인이 다르면 동일한 문제라도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하므로, 창업자는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시도해보셨나요?”
→ 고객이 이미 임시방편이라도 쓰고 있다면, 그만큼 절실한 문제라는 신호입니다. 아무도 해결하려 하지 않는 문제라면, 시장성이 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이 어떤 기존 도구나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알면, 곧장 경쟁 제품 분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제품의 포지셔닝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해결책 중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요?”
→ 바로 여기서 개선 포인트와 차별화 기회가 나옵니다.
고객이 불편했던 점이 곧 “내 제품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기능 목록”이 됩니다. 이 질문은 기능 아이디어를 직접적으로 얻는 데도 유용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이 실제로 느낀 불만의 언어를 그대로 수집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해야 할 일
아직 제품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스로를 첫 번째 고객으로 삼아보기: 내가 겪은 문제를 사례화해 인터뷰 연습을 해보세요.
실제로 내가 왜 불편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면, 나중에 고객을 만날 때 어떤 흐름으로 물어야 할지 감이 잡힙니다. 또한 내가 고객이 될 수 없는 문제라면, 애초에 시장 진입이 맞는지 다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친구와 지인에게서 시작: 멀리서 수백 명을 찾기보다, 가까운 곳에서 1~2명만 제대로 인터뷰해도 충분히 방향이 보입니다.
초기에는 정량적 데이터보다 정성적 인사이트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뷰의 깊이가 폭보다 우선입니다. 가까운 사람을 통해 얻은 피드백이라도,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면 놀라울 정도로 구체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장에 직접 가보기: 어떤 YC 창업팀은 소방관을 고객으로 삼고, 그냥 소방서를 찾아가 불쑥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민폐 아닐까?’라는 두려움을 넘어서면 의외로 쉽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문제를 겪는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만큼 강력한 방법은 없습니다. 이메일이나 설문보다 현장에서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얻는 신뢰와 솔직한 답변은 훨씬 가치가 있습니다.
프로토타입 단계에서의 고객 발굴
처음 만든 시제품을 누구에게 보여줘야 할지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에릭은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문제가 지금 돈으로 얼마나 큰 비용을 발생시키는가?
→ 손해액이 클수록 고객은 더 절실합니다.
특히 B2B 시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리소스가 낭비되고 있는지’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면, 제품의 필요성을 훨씬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얼마나 자주 겪는가?
→ 매일 겪는 문제라면, 고객은 금방 피드백을 주고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빈도가 높은 문제일수록 사용자가 제품의 가치를 빠르게 체감하기 때문에, 반복 테스트와 개선에도 이상적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권한과 예산을 가진 사람인가?
→ 실제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고객을 찾아야 합니다.
현장에서 문제를 겪는 사람이 꼭 의사결정권자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구매 권한을 가진 주체와 연결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지점이 바로 최적의 첫 고객입니다. 이런 고객을 만나는 순간, 단순한 피드백 제공자를 넘어 제품의 초기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초기 고객이 제대로 선정되면 이후 제품 개선과 시장 확장 과정에서도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향해 가는 길
출시 이후에는 제품이 진짜로 시장에서 사랑받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한다”라는 모호한 정의는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제품을 더 이상 쓸 수 없다면 얼마나 아쉬울까요?”
- 매우 아쉽다
- 조금 아쉽다
- 아쉽지 않다
만약 “매우 아쉽다”라고 대답하는 고객이 40% 이상이라면, 제품은 시장에 깊게 파고든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슈퍼휴먼(Superhuman)의 창업자가 실제로 활용했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지표의 장점은 단순히 만족도를 묻는 것보다 훨씬 제품의 필수성을 잘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같은 질문을 던지면,
새로운 기능 추가나 개선이 실제로 고객 충성도를 높였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제품-시장 적합성은 한 번 달성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측정하고 조정해야 하는 동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쁜 데이터와 좋은 데이터 구분하기
고객 인터뷰에서 조심해야 할 또 다른 부분은 잘못된 신호입니다.
- 칭찬(Compliments): “좋네요, 멋져요” 같은 말은 실질적인 정보가 아닙니다.
- 가정(Hypotheticals): “나중에 이런 기능 있으면 좋겠네요”라는 말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창업자는 이런 신호를 걸러내고, 오직 구체적 경험과 사실에 기반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칭찬은 기분은 좋게 만들지만 제품 개선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가정적인 대답은 실제 구매 의사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팀을 끌고 갈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방법이 뭐였나요?” 같은 질문에서 나온 구체적 답변은 좋은 데이터입니다. 결국 좋은 데이터란 고객이 실제로 했던 행동과 그로 인해 느낀 불편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원대한 꿈을 꾸되, 작고 빠르게 시작하자
고객 인터뷰는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하루에 한 명이라도 만나서 10~15분 이야기하면 됩니다.
처음 5~10명의 인터뷰에서 이미 큰 배움을 얻을 수 있고, 그 배움이 제품과 회사의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스타트업에서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뿐입니다.
- 제품을 만들고
- 고객과 이야기하는 것
이 단순한 진리를 꾸준히 실행하는 창업자가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습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실행이 더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가 쌓이면, 어느 순간 제품은 시장의 요구와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됩니다. 결국 위대한 스타트업도 고객 한 명과의 대화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LeanX의 비즈니스 레터를 매주 받아보시기 원한다면
간편한 비즈니스 정보를 얻고싶으시다면, LeanX의 스레드 팔로우하기